2010년 1월 3일 일요일

당신의 두뇌는 당신에게 거짓말한다.

샘 왕(Sam Wang), 샌드라 아모트(Sandra Aamodt)
2008년 6월 27일
출처 : 뉴욕 타임즈(원문 보기)

잘못된 믿음은 수두룩하다. 미국인 십팔 퍼센트는 태양이 지구주위를 돈다는 생각을 한다고 어느 설문조사는 밝혔다. 이건 좀 더 터무니없는데,  다른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중 10퍼센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선거본부는 거짓정보를 없애려고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리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기발한 방식이 고맙기는 하지만,  이 방식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인도한다.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가 하는 것과 달리 뇌가 정보를 모으고 저장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사실(fact)은 처음에는 해마상융기(hippocampus)라는, 대략 뚱뚱한 사람의 오므린 새끼손가락 같은  크기와 모양을 하고서 뇌 깊숙이 자리 잡은 조직에 저장된다.

그러나 정보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정보를 다시 끄집어낼 때마다, 우리 뇌는 재기록하고, 그리고 이것이 재저장되는 동안, 그 정보 또한 재가공된다. 이때, 사실이라는 것은 점차  대뇌 피질로 옮겨지면서 본래 지식의 맥락에서 멀어진다. 예컨대, 당신은 캘리포니아 주의 수도가 새크라멘토(Sacramento)라고 알지만, 이걸 어디서 배웠는지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정보원 기억상실(source amnesia)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인간에게 진술이 참인지 아닌지를 잊어버리게 할 수 있다. 심지어 거짓말이 부정되었더라도, 사람들은 그 이후에 종종 이것이 참이라고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도, 이 잘못된 기억은 악화될 뿐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신뢰 못할 정보원에서 나온 거짓 진술은 단기 해마상융기 저장에서 장기 대뇌피질 저장으로 기억을 재가공하는 한 달 동안 신뢰성을 획득하게 된다. 출처가 망각되므로써, 정보내용과 그 의미는 견고해진다. 이는 2004년 대선 기간 동안, 존 케리 상원의원에 반대하여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 용사들(Swift Boat Veterans for Truth)'이 행한 선거운동이 왜 몇 주가 지난 뒤에야, 투표에서 존 케리의 입지에 영향을 끼쳤는가로 설명 가능하다.

정보원 기억상실 이면의 신경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선거 전략가들은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려고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그들의 정보내용이 원초적으로 잊히지 않으며, 그것의 각인은 진실이 탄로난 뒤에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허위사실을 반복하면, 어떤 이는 모두(冒頭) 발언에서 "내가 어디선가 읽었는데"하며 심지어 구체적 출처 문헌까지 밝힌다.

어느 연구에서, 코카콜라가 페인트 희석재로 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웹 사이트에서 가져와서 스탠퍼드 대학생 집단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이 글을 다섯 번 읽은 학생들은 단 두 번만 읽은 학생에 비해 대략 3분의 1 더 많은 학생이 그 글의 출처가 (그들의 다른 선택지인 내셔널 인콰이어러 잡지(The National Enquirer)가 아닌)'소비자 보고서'라며, 정보의 신뢰성을 북돋웠다.  

두뇌가 사실을 이미 마련된 정신적 틀에 쑤셔 맞추려는 방식 탓에 우리가 재소환하는 정보가 뒤죽박죽 되는 타고난 경향은 심해진다.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뉴스를 기억하고, 반대되는 것은 잘라버리는 습성이 있다.

절반은 사형을 옹호하고 다른 절반은 반대하는 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탠퍼드 대학의 다른 연구에서, 사형이 범죄를 단념케 한다는 데 대해 하나는 긍정적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두 개의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양쪽 학생들은 그들의 처음 입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를 좀 더 신뢰했다.

심리학자들은 전설이란 심금을 울림으로써 전파된다고 한다. 같은 방식으로, 생각도 실제 타당성보다는 감정적 선택에 의해 전파되어서, 콜라에 관한 거짓정보가 굳어지도록 돋운다. 대통령 후보에 관한 것처럼.


언론인들과 선거 운동원들은 진실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거짓정보에 대항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짓 소문을 반복함으로써, 무심코 그것을 견고하게 만들어버린다. 대대적인 "중상모략 중단" 노력을 하면서, 오바마 선거본부는 이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오바마가 무슬림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신앙인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뉴스 소비자들은 그들 관점에서 이미 믿고 있는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기억해 버린다. 사형에 관한 증거를 가지고 학생들의 각인 실험을 반복하면서, 연구자들이 발견한 점은, 실험자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각별히 주의를 줘도, 여전히 그들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증거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기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의 같은 연구에서, 피실험자에게 증거가 반대 결론으로 치우쳤다면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상상해보라고 묻자, 그들의 믿음과 상반되는 정보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었다. 분명히, 시간을 벌고 반대 해석을 숙고해 보게끔 논란거리 뉴스 소비자를 위해 투자하는 일도 옳다.

1919년, 대법원 판사 올리버 웬델 홈즈(Oliver Wendell Holmes)는 "진실에 대한 최상의 시험 수단은 그 견해가 시장 경쟁에 받아들여져서 살아남는 능력 여부이다."라고 썼다. 홈즈는 만약 관념이 사실이라면 확산되기 마련이라고 잘못 가정했다. 우리의 두뇌는 천성적으로 이런 존경할 만한 고견에 복종하지 않지만, 그러나 기억의 기작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마도 우리는 홈즈의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샘 왕(Sam Wang)은  프린스턴 대학교 분자 생물학 및 신경과학 부교수이고, 샌드라 아모트(Sandra Aamodt)는 전직 네이처 신경과학지 최고 편집자이다. "당신 두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왜 당신은 차 열쇠를 잃어버리면서도 운전 방법이나 일상의 다른 골칫거리들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가"의 저자들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