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안 쉐린과 리차드 도킨스
무신론 버스 캠페인(Atheist Bus Campaign)은 2008년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영국 작가 아리안 쉐린(Ariane Sherine)이 가디언 블로그에 올린 글(한국어 번역본)을 통해 처음 이 캠페인을 제안했다. 쉐린은 런던에서 ""사람의 아들(人子)이 올 때,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라는 누가복음 18장을 인용한 광고를 붙이고 다니는 버스를 봤고,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무신론 광고를 위한 모금 운동을 호소했다. 반응은 좋았다. 몇몇 학자들과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영국인본주의자 협회(British Humanist Association)와 리차드 도킨스 재단이 주도적으로 나섰다. 덕분에 2009년 1월에 처음으로 버스 광고를 낼 수 있었다. 문구는 이렇다.
아마도 하나님은 없을 것이다. 이제 염려하지 말고 인생을 즐겨라.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이 무신론 버스 광고 캠페인은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미국, 핀란드, 독일, 뉴질랜드 등으로 계속 확산됐다(참고).
이번에 서울에서 실시하는 버스 광고는 동양권에서 최초일 것으로 추측한다. 서울 버스 광고에는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적혀 있다. 영국 버스 광고에서 '아마도(probably)'를 쓴 이유는 종교계의 반발을 줄이려는 시도라고 한다. 서울의 광고는 영국보다 더 부드럽다.
서울 버스 광고에 대한 반발은 온당치 않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나라이다. 자유의 보장은 자유로운 비판을 전제로 한다.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만큼 종교에 대한 비판도 보장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10.26. 선고 2006도5924 판결 참고). 부당한 행동으로 표현의 자유를 저지하려 하면 더욱더 고립되기 마련이다. 민주 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행동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영국의 버스 광고 캠페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를 규정짓지 마세요 커서 스스로 선택하게 놔두세요.(Please Don't Label Me. Let me grow up and choose for myself.)"라는 광고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신앙 주입 교육을 철폐하기 위한 운동이다. 이번 서울 버스 광고가 영국의 경우처럼 한국에서 현대 문명 운동, 인본주의 운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