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0일 월요일

[스크랩]외래종 꽃매미의 습격, 경계 필요

외래종 꽃매미의 습격, 경계 필요

 

 

 꽃매미 성충. 몸길이는 약 2cm이다. (서울 초안산=직접 촬영)

 

중국산 외래종으로 생태계 피해 우려

 

아열대성 외래곤충 꽃매미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로는 꽃매미가 치악산, 계룡산, 내장산 국립공원에 이미 정착했으며, 나무에 잎마름을 유발하는 등 이미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꽃매미는 1932년 우리나라에 문헌상으로 보고되었으나 이후 발견된 적이 없다가 2004년 천안에서 처음 나타났다. 그 후 2006년 서울 경기지역 도심에 확산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 곤충의 생김새에 따라 '주홍날개꽃매미'라 불렀으나 현재 학계에서는 '꽃매미'로 고쳐 부른다.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추정한다.

 

이름 때문에 착각하기 쉽지만, 꽃매미는 매미가 아니다. 매미는 매미과에 속하는 생물을 통틀어 부르는 말인데, 꽃매미는 매미과가 아닌 꽃매미과에 속한다. 따라서 매미와 달리 공명판이 없어 울지 않으며, 땅속 생활도 하지 않는다.

  

매미와 달리 땅속 생활을 하지 않아

 

꽃매미는 매년 발생하며 나무줄기 등지에서 알 상태로 겨울을 난다. 올해 1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영하 20도 이하의 추위가 지난 다음 꽃매미 알을 채집해 실험실 조건에서 부화하는 것을 관찰하여 올해도 꽃매미가 대 유행하리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알은 보통 4월 말쯤에 부화한다. 갓 알에서 깨어나면 몸통이 흰색이지만 곧 검은 바탕의 흰 반점으로 덮인 상태로 3번의 허물을 벗고 나면 붉은색 등에 검은 반점을 띈 약충(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애벌레를 일컫는 말)으로 변한다. 한 번 더 허물을 벗으면 성충이 된다.

 

성충은 대략 7월 초부터 활동을 하고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 산란한다. 알은 길이가 3mm 정도이며, 주로 나무줄기에다 한 번에 40개 정도 여러 줄을 지어 낳는다. 저온으로 죽을 때까지 성충 한 마리가 낳는 알은 약 400개이다.

 

 

▲ 수액을 빨아먹고 있는 꽃매미 약충 (사진=국립환경과학원.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 II])

 

수액을 빨아 먹어 나무에 피해를 입혀


꽃매미는 약충과 성충 모두 나무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 꽃매미는 특히 가죽나무와 포도나무를 좋아한다. 따라서 대 번성할 경우 나무의 집단 고사나 포도 농가에 피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수액을 빨아먹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설물 탓에 그을음병이 발생한다. 그을음병은 당을 먹고 자라는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여 과일이 상하게 되는 병으로, 꽃매미 배설물에는 당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배설물이 과일 위에 떨어지면 그을음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농업의 피해뿐만 아니다. 꽃매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다른 나무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연기군 금강 일대 4헥타르의 버드나무 군락에 잎마름이 진행 중이며, 산지와 하천변의 버드나무와 때죽나무를 따라 꽃매미가 확산하고 있다.

 

효과적인 방제는 알 제거

 

현재 효과적인 살충제가 선별되어 있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생태계 피해가 우려되고 주변으로 도피한 뒤 다시 날아들 수 있어 좋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알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알을 긁어내어 파괴하거나 열처리하여 부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부에서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

 

꽃매미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고, 앞으로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큰 외래종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속적으로 조사와 관찰을 하고 있으며, 올해 과학원이 발간한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 II]에 꽃매미를 수록하여 국민들에게 자세한 사진과 생태를 알리고 있다.

 

전자책자는 환경부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정부 당국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과 방제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때이다.

 

※ 참고자료

 

김종민 외. 2010.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 II. 국립환경과학원.

박지두 외. 2009. 꽃매미(Lycorma delicatula)의 생태 특성 및 약제 살충 효과. 한국응용곤충학회. 48(1):53-57

이정은 외. 2009. 식물에 대한 꽃매미의 섭식행동과 섭식자극.한국응용곤충학회.48(4): 467-477

국립환경과학원 보도자료: "외래종 꽃매미 한국의 추운 기후에서도 지속 출현 우려"

환경부 보도자료: "주요 외래생물의 길잡이 책자 발간"

환경부 보도자료:  "집쥐, 가시상치 등 확산되는 외래종 관리 필요"


스크랩 출처 : 환경부 블로그 초록나래( http://blog.daum.net/mepr_greenwing/7632601)

2010년 8월 29일 일요일

중국매미는 어떻게 꽃매미가 되었을까?


일명 '중국매미'라는 곤충이 요즘 들어 흔히 나타난다. 농가에서는 물론이고 도심 한 복판에도 떼지어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이 곤충은 매미가 아니다. 매미는 매미과 곤충을 일컫는 말인데, 중국매미는 매미과에 속하지 않는다. 물론 땅속 생활도 하지 않으며, 공명판이 없어 울지도 않는다.

중국매미의 정식 이름은 꽃매미이고 꽃매미과에 속한다.


그럼 어째서 '꽃매미'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꽃매미의 학명은 리코르마 델리카툴라(Lycorma delicatula)이다. 1932년 일본 곤충학자 '도이(Doi)'가 우리나라의 꽃매미과 곤충 1종을 발견하고 리코르마류(類)(Lycorma sp.)라고 조선박물학회잡지(조선박물학회)에 발표했다(1). 그러나 나중에 잘못 동정한 것을 깨닫고 리코르마류(Lycorma sp.)를 삭제하고 리모이스 에멜리아노이(Limois emelianov)로 수정했다. 그러나 1975년 발간한 <한국동물명집>(향문사)은 수정된 기록을 보지 못하고 도이의 최초 논문만을 참고하여 우리나라 꽃매미과 생물은 에멜리아노이(L. emelianov)가 아닌 리코르마 델리카툴라(L.delicatula)가 있다고 인쇄된 채로 출판했다. 이 때 과명이 생물명일 경우 대표하는 한 종에 과 명과 똑같은 이름(즉, 지역명)을 부여하는 관례에 따라, 꽃매미과에 1종밖에 없으므로 학명 리코르마 델리카툴라에다 '꽃매미'라는 우리말 지역명을 붙여 출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1979년 문교부가 발간한 <한국동식물도감>에는 도이의 논문과 향문사의 <한국동물명집>을 모두 참고하여(도감을 발행하려면 일단 이전의 기록을 모두 모을 것이다.) 꽃매미과에  리코르마 델리카툴라(L.delicatula)와 에멜리아노이(L. emelianov)를 모두 실어놓고, 델리카툴라는 '꽃매미', 에멜리아노이는 '희조꽃매미'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여 놓고 델리카툴라(꽃매미)는 표본도 없고 그동안 채집된 적도 없기 때문에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적어 놓았다.


1990년 곤충학자 경북대 권용정 교수가 델리카툴라(꽃매미)는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에 삭제하고, 꽃매미과 곤충은 에멜리아노이(희조꽃매미) 한 종만 있기 당연히 희조꽃매미가 우리나라 꽃매미과 대표 생물이 되므로 우리말 이름을 '꽃매미'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 결과, 한국곤충명집(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곤충학회 공저. 1994)에서 에멜리아노이(희조꽃매미)를 '꽃매미'로 고쳤다.

희조꽃매미(출처: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2004년 충남 천안에 이상한 곤충이 나타났다. 동정 결과, 꽃매미과 생물로 확인하여 2006년 한정민 등이 '주홍날개꽃매미'라는 가칭을 붙여 학계에 구두 발표를 했다. 하지만 이후에 디엔에이 바코딩(DNA barcoding) 기법으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리코르마 델리카툴라로 확인되었고, 이를 2008년 한국곤충학회에 논문으로 발표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명 출판 선취권을 인정(<한국동물명집>(향문사))해서 델리카툴라를 '꽃매미'로 고쳐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논문은 주장한다(2).


이에 따라 델리카툴라는 2004년 처음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추정되지만(그래서 '중국매미'로 부른다.), 기록상으로는 미리 우리말 이름을 얻어 놓고 있었기 때문에 '꽃매미'라는 이름을 되찾았고, 꽃매미로 부르던 에멜리아노이는 '희조꽃매미'로 되돌아갔다.


최근 신문 잡지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는 1932년 일본 곤충학자 도이가 처음 꽃매미과 곤충 희조꽃매미(Limois emelianovi Oshanin 1908)와 꽃매미(Lycorma delicatula White, 1845) 2종을 모두 보고했다고 하나 이는 논문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이 기사 저 기사를 참고하였기 때문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 '꽃매미'는 매미인가?


곤충은 분류 계급(계-문-강-목-과-속-종)상 절지동물문 곤충강에 속한다. 곤충강은 날개의 진화를 토대로 고시(한자로 옛 고, 날개 시)아강과 신시아강으로 나눈다. 고시아강에는 잠자리목과 하루살이목이 있고, 나머지 곤충은 신시아강이다. 신시아강에는 내시하강(날개의 원형이 유충때는 몸 안에 있다가 성충 때 나온다. 대부분 유충의 모습은 성충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 즉 번데기 과정을 거치는 완전변태를 한다.)과 외시하강(날개의 원형이 유충 때부터 있고 대부분 유충의 모습은 성충과 비슷하다. 내시하강 유충과 구분하기 위해 '약충'이라고 한다. 즉 번데기 과정이 없는 불완전변태를 한다.)이 있다.


꽃매미는 신시아강-내시하강-반시목((또는 매미목;Hemiptera, 반(hemi)시(ptera)라는 말은 앞날개가 몸통과 연결된 아래쪽은 딱딱하지만 위로 올라갈 수록 잠자리날개처럼 부드러워져 무당벌래처럼 앞날개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에 속하고 반시목에는 4개의 아목이 있다. 매미아목 (Auchenorrhyncha), 초문아목 (Coleorrhyncha), 노린재아목 (Heteroptera), 진딧물아목 (Sternorrhyncha)이다. 매미아목에는 아래와 같은 상과가 있고 상과 아래 여러 과들이 있다.


거품벌레상과(Cercopoidae)

가시거품벌레과(Machaerotidae)

쥐머리거품벌레과(Cercopidae)

거품벌레과(Aphrophoridae)

뿔매이상과(Membracoidae)

뿔매미과(Membracidae)

매미충상과(Cicadelloidae)

매미충과(Cicadellidae)

꽃매미상과(Fulgoroidea)

큰날개매미충과(Ricaniidae)

알멸구과(Issidae)

긴날개멸구과(Derbidae)

줄강충이과(Meenoplidae)

좀머리멸구과(Achilidae)

선녀벌레과(Flatidae)

방패멸구과(Tropiduchidae)

꽃매미과(Fulgoridae)

개미땅멸구과(Tettigometridae)

상투벌레과(Dictyopharidae)

장삼벌레과(Cixiidae)

멸구과(Delphacidae)

 매미상과(Cicadoidea)

매미과 (Cicadidae)


이 중에서 매미상과에는 매미과만이 있고, 이들 대부분 땅속에서 유충으로 몇년을 보내고, '공명판'이 있어 시끄럽게 울어댄다. 이 매미과(또는 매미상과)의 곤충을 통틀어 '매미'라고 부른다. 위에서 보다시피, 꽃매미상과에는 벼멸구 따위의 멸구류들이 많다. 꽃매미와 멸구는 매미보다 계통상으로 가깝다는 뜻이다.


 꽃매미과 생물들은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에 산다. 우리나라에서 꽃매미과 생물에는 '희조꽃매미' 한 종만 있었는데, 중국에서 꽃매미가 들어왔기 때문에 2종이 되었다. 분류학적으로 봤을 때, 매미보다 멸구에 가까운 꽃매미를 '중국매미'라고 부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주홍날개꽃매미'도 없애고 '중국매미'도 없애자. 이제 꽃매미는 꽃매미 본래 이름을 찾았다. 꽃매미.


우리나라의 생물학 중에서 자생생물 또는 분류학의 관심이나 연구 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일본 강점기 때 일본 학자들이 들어와서 우리나라 자생생물을 대거 기록한 이후에는 우리 스스로 제대로 된 연구 역량을 투자하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확인 조사는 안 하고 '조선박물지'를 비롯하여 일본인의 기록에 의존해 왔었다. 혼란을 겪은 적 있는 '꽃매미'와 '희조꽃매미' 사태가 한 예이다. 예컨데 우리나라 특산 식물 중에서 학명 뒤에 일본 생물학자 나카이(Nakai) 이름이 붙지 않은 식물이 드물 정도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생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


참고자료

1. Doi, H. 1932. Miscellaneous notes on insects 1. J. chosen Natural Hist. Soc. 13: 30-49 (In Japanese).

2. Han, J.M., H. Kim, E.J. Lim, S. LEE, Y. J. Kwon and S. Cho. 2008. Lycorma delicatula (Hemiptera: Auchenorrhyncha: Fulgoridae: Aphaeninae), finally, but suddenly arrived in Korea. Entomol. Res. 38: 281-286.(웹페이지)

3. 한정민, 2010. Studies on taxonomy of Korean fulgoridae (Hemiptera) and introduction of Lycorma delicatula to Korea. 충북대학교.

4. http://blog.naver.com/akababya?Redirect=Log&logNo=120096510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