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5일 수요일

낙지 카드뮴 대가리 논란에 부쳐

서울시가 낙지 대가리 속 내장만 꺼내어 검사하고는 카드뮴 함량이 기준치(2ppm)의 최고15배(중국산)나 넘었다고 했다. 그러자 즉각 식약청이 잘못된 검사라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따로 꺼내어 먹지도 않는 낙지 문어 쭈꾸미의 내장만을 검사한 서울시의 비합리적인 검사에 그 책임이 있다.

카드뮴은 지구표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식물에 당연히 뿌리를 통해 흡수되며 이걸 먹는 동물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동물이 카드뮴의 독성에 매우 취약했다면 아마 지구상에서 진화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식물에서도 잎이나 줄기 보다는 뿌리에 카드뮴이 많듯이, 동물에서는 내장에 많을 수밖에 없다.  카드뮴이 온 몸통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을 수 없다. 카드뮴이 검출 안 되는 생물도 없다.

이번에 카드뮴 기준치를 무려 10배를 초과했다 '카더라'고 하는 국내산 내장 함유 카드뮴 20ppm짜리 국내산 생물낙지를 먹는다고 하자. 여기서 몸통에는 카드뮴이 없다고 친다. 낙지는 몸에서 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을 10%(식약청은 9%로 환산. 따라서 내장만 꺼내 검사하려면 9배 기준치로 상향해야 한다.)로 한다. 내장 카드뮴 20ppm이면, 낙지 전체로 환산하면 2mg/kg이 된다(식약청 기준치에 딱 맞아버렸다). 낙지 한 마리는 200g이므로 1/5로 계산하면 낙지 한 마리당 0.4mg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 일인당 연간 쌀 섭취량이 70kg이다. 쌀의 식약청 카드뮴 기준치는 0.2mg/kg이므로, 위의 낙지처럼 기준치에 턱걸이한 쌀로 먹는 카드뮴은 14mg/년이 된다. 위의 낙지로 환산하면 1년 동안 35마리를 먹어야지 쌀로 먹는 카드뮴과 같아진다. 참고로 매년 기준치를 초과한 쌀은 정부가 수매해서 폐기한다.

뉴스를 보면 어느 소비자 단체에서는 "소비자로서는 머리가 영양성분이 많아서 유익한 줄 알고 익혀 먹었다"고 하는 데, 이런 엽기적 식생활을 하는 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먹어야 한다. 검역 안 된 뱀탕, 개고기, 사슴피 먹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만약 낙지 머리 부위가 다른 부위에 비해 카드뮴이 집중적으로 축적되는 특성에도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했다든지 상대적 장점이 있다면 식약청은 득과 실을 연구해 알려주면 좋지 않겠느냐" 고 하는 데, 삶던 문어 대가리가 튀어나와 웃을  소리이다. 내장 속 깊숙한 곳에 '몸에 좋다 카더라'라는 게 들어 있어 봤자 기껏 아미노산(단백질) 아니겠는가? 아미노산 섭취하려고 두족류 내장을 빨아먹는 수고는 할 필요없다.

카드뮴 기준치는 식습관을 고려해서 주당 7ug/kg만 넘지 않도록 설정하면 될 일이다. 이번 낙지 사태는  내장만 꺼내는 해괴한 검사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퍼트린 서울시의 잘못이다.

*참고
식품의약품안전청. 2010.09.14. 설명자료(낙지머리(내장) 중 카드뮴 기준치 검출 보도관련).
서울신문. 2010. 9. 15.‘낙지머리 카드뮴’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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