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이라는 매체에 "나라면 카드뮴 '낙지 머리'는 먹지 않겠다"는 아주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형편없는 기사가 떳다.
"이번에 서울시가 분석·발표한 낙지와 문어 머리(내장)에 들어있는 카드뮴 양은 한 달에 한번을 먹더라도 유럽연합 식품안전국(EFSA·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이 허용한 기준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라며, 그래서 글쓴이는 먹지 않겠다고 한다.
2009년 3월 20일자로 배포한 유럽연합 식품안전국(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의 새로운 카드뮴 주간섭취허용량(tolerable weekly intake; TWI)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유럽연합 주간섭취허용량이 사람몸무게 1kg당 2.5ug, 즉 60kg 성인이 1주일에 카드뮴을 150ug까지 허용되므로, 29.3㎎/kg이 검출된 중국산 낙지를 기준으로 하면 "일주일에 낙지 내장을 5g 이상 먹으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낙지 한 마리를 200g이라고 하고, 낙지의 내장비율을 10% 정도 이므로 내장 무게가 20g이므로 앞의 중국산 낙지를 기준으로 하면, 내장에 카드뮴 0.586mg이 나오며, 내장 5g 일때 약 0.1465mg(146ug)이므로 계산은 대충 맞아떨어진다.
그러면서,
"카드뮴 섭취는 낙지 머리(내장)와 먹물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해산물과 각종 채소와 곡류를 통해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실제로 낙지 머리는 일주일에 2~3g 이상 먹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낙지 한 마리가 아무리 작아도 20~30g(보통은 150g 이상)은 족히 될 터이므로 한 달에 한 번도 곤란하다는 것이다. 결론은 적어도 낙지 머리는 아예 먹지 말라는 것이 된다"
고 한다. 낙지에서 카드뮴은 거의 다 내장에만 축적되어 있으므로 위의 인용문을 내장으로 해석하면, 200g 낙지 한 마리 내장이 대략 20g이므로 유럽 기준으로 살려면 대충 맞는 말 일수도 있겠다.(150g은 뭔 소린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참에 나는 맛있는 낙지를 포기하지 않고, 쌀밥을 포기하기로 했다.
쌀의 카드뮴 허용치는 0.2mg/kg이다.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은 약 100g이므로 일주일에 7 공기면 140ug으로 괜찮고, 8 공기를 먹어버리면 160ug으로 유럽의 카드뮴 주간섭취허용량을 넘어 버린다.
기사에 따르면 "카드뮴 섭취는...다른 해산물과 각종 채소와 곡류를 통해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실제로" 쌀밥은 일주일에 2-3 공기 "이상 먹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WHO의 카드뮴 주간 섭취량은 7ug/kg으로 유럽보다 관대한데, 몸무게 60kg 기준으로 주간 0.42mg(420ug)이다. 이를 쌀로 환산하면 21kg(=카드뮴 0.42mg), 즉 밥 21 공기 이상 먹으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음식으로 카드뮴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매일 3끼 꼬박꼬박 밥 한 그릇을 먹는 것만으로 관대한 WHO 카드뮴 기준을 채워버린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나라 사람들보다 체내 카드뮴량이 월등히 많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카드뮴 없는 쌀을 개발하고 있다.
카드뮴은 일반적으로 육류보다는 채소와 곡류를 통해 많이 섭취하게 된다. 유럽연합 식품안전국도 채식주의자들은 카드뮴 섭취량이 주간허용량을 2배 초과하므로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카드뮴 때문에 낙지 대가리로 고민하지 말고, 이 참에 쌀밥과 채소를 확 끊는 것이 "이타이이타이병이나 단백뇨, 골연화증,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더 현명한 방법이다.
*참고
농식품안전정보서비스. <일본, 식품중의 카드뮴 대책에 관한 금후의 연대에 관하여>.
농식품안전정보서비스. <미국, 수은: 쌀이 위험할 수 있음>.
[한국일보]. 2006.9.5. <폐광 관리않더니… '중금속 쌀'이 식탁에>.
[메디컬투데이]. 2008.10.13.<작년 카드뮴오염 쌀 2t 폐기>.
[YTN].2004.9.21.<'카드뮴 오염 벼 3년간 78t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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