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1시 53분(UTC), 아이티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망자가 무려 10만 명에 달하리라고 예상하는 대참사이다. 진원의 깊이(focal depth)가 고작 10km이므로 충격 흡수가 거의 없이 그 진동이 고스란히 지표(진앙, epicenter)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컸다.
전체적인 과정으로 보면, 이번 지진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천재지변이 아니다. 꾸준한 단층(fault) 운동으로 에너지가 충분하게 축적되어 발생한 결과이다. 아이티는 지진이 빈번한 엔리킬로-플랜틴 가든 단층 지대(Enriquillo-Plantain Garden fault zone (EPGFZ or EPGZ))에 있다. 이미 008년 3월 산토 도밍고에서 열린 18회 카리브 지질학 회의 때,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일어날 "중대한 지진 재해"를 경고했다.(참고 1)
이 때 발표한 논문에서 규모는 7.2이며, 장소는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와 자메이카의 킹스톤(Kingston)이 될 것이라며 큰 재난을 우려했다. 실제 이번에 일어난 지진과 장소, 규모가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리히터(Charles Richter)는 "오직 바보, 허풍쟁이, 거짓말쟁이만이 지진을 예측한다(Only fools, charlatans, and liars predict earthquakes)"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는 리히터가 살던 시대보다 훨씬 나아졌다. 발달한 과학기술, 정교한 장비, 꾸준한 측정 덕분에 지진 예측 능력은 엄청나게 향상됐다.
과학적 예측은 매우 타당한 증거에서 나온다. 과학에서 본다면 이번 지진도 예측된 당연한 지진이다. 그래서 지진 대비가 없는 낡은 건물, 부족한 구호장비 때문에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현재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
과학자들도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전반에 걸쳐 과학적 내용을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재난 후 반드시 등장하는 지구 종말론이나 종교적 심판 같은 괴담이 돌아다니며 사회적 기회와 비용을 낭비하게 만들 것이다.
괴담이 퍼지기 전에, 아이티 사람 한 명이라도 더 도와줄 방법을 찾는 것이 구원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다.
참고
1. Mann, Paul, Calais, Eric, Demets, Chuck, Prentice, Carol S., and Wiggins-Grandison, Margaret (March 2008). "Entiquillo-Plantain Garden Strike-Slip Fault Zone: A Major Seismic Hazard Affecting Dominican Republic, Haiti and Jamaica". 18th Caribbean Geological Conference.(웹사이트)
2. Could the Haiti Earthquake Have Been Predicted?, Time (January 13, 2009).(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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