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5일 화요일

춤추는 앵무새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행위는 인간에게만 있는 고유한 능력일까? 춤은 인간이 집단을 형성하여 사는 곳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춤은 인간만 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왔다. 청각신호와 그 박자에 맞춰 반응할 수 있는 운동신경(motor)이 두뇌에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이러한 능력이 인간에게서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는 논란이 있다.

그래서 '스노우볼(snowball)'이라는 애완용으로 키우는 앵무새(cockatoo류)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유투브 동영상이 과학자들에게 큰 호기심을 끌었다.  이 동영상을 본 신경생물학자 퍼텔(Aniruddh Patel)이 스노우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통제된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는 여러가지 음악의 각기 다른 박자로 실험해 본 결과, 이 앵무새가 분명히 음악의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는 점을 확인하고 학술지 Current Biology에 보고했다.


퍼텔은 스노우볼에게서 "뇌의 청각 부분과 운동신경 부분에 부가적인 연결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ScienceNOW, 30 April 2009)

이에 자극받은 다른 연구팀이 개, 고양이, 침팬지, 새, 코끼리 등 유투브에 올라 온 춤추는 동물 동영상 1천여개를 분석했고, 그 결과 소리 흉내 능력이 있는 동물인 앵무새(parrot)와 아시아 코끼리(트럭소리를 흉내내는 아시아 코끼리가 관찰된 적이 있다(ScienceNOW, 23 March 2005)) 만이 실제로 박자에 맞춰 춤을 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리를 흉내내는 능력과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능력은 같은 신경 기작(mechannism)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이런 연구결과가 어떻게 인간에게서 음악과 춤이 진화되었는지를 밝혀줄 단서가 되리라고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참고
1. Patel et al., Experimental Evidence for Synchronization to a Musical Beat in a Nonhuman Animal, Current Biology (2009)
2. Cross, Music, Mind and Science, 1999, Ed. Suk Won Yi,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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