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9일 금요일

프리온 단백질의 역할 규명


프리온(prion) 단백질이 신경섬유(nerve fiber) 사이의 전기 신호 전달 속도를 향상하는 말이집(myelin sheath) 형성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변형 프리온이 소의 광우병이나 인간의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 같은 특정 뇌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은 밝혀졌지만, 정상 프리온의 역할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알려진 게 없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을 비롯한 다른 포유류의 뉴런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프리온의 본래 역할을 규명해 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취리히 대학교 신경병리학자 안드리아노 아구지(Adriano Aguzzi)가 이끄는 연구팀은 실험에서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Prnp gene)를 제거하여 프리온이 만들어지지 않는 쥐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이들 모든 쥐의 좌골신경(sciatic nerve)에서 말이집이 비정상으로 나타났다. 말이집은 신경집세포(Schwann cell)를 둘러싸서 절연체 역할을 하여 뉴런의 전기 신호가 축삭말단(axon terminal)까지 빠르게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프리온이 결여된 쥐는 정상 쥐보다 좌골 신경섬유에 흐르는 전기 신호가 느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뉴런에 프리온을 복원시키면 말이집이 재생되었지만, 신경집세포에 넣으면 말이집이 재생되지 않았다. 프리온이 뉴런에 작용해서 말이집을 형성하게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이런 작용을 하는지는 후속 연구의 과제로 남았다. 앞으로 이런 연구들이 프리온 관련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월 24일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됐다.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아이티에서 활발한 포교활동을 하는 종교인들

재난으로 고통받는 아이티에 구호의 손길이 쏟아진다. 이 와중에 종교단체들의 특이한 구호 행태가 눈길을 끈다.  

1.  ‘들음으로 믿음이 생긴다’(Faith comes by Hearing)라는 미국의 기독교 단체는 아이티에 성경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그냥 성경이 아니다. MP3 플레이어처럼 작동하는 '프로클레이머'(Proclaimer)라고 이름 붙인 '오디오 성경 플레이어'인데, 아이티 사람들을 위해 전기나 배터리 없이 태양 전지로 돌아가게 특별히 제작했다. 그래서 프로클래이머는 "정글, 사막, 심지어 달나라에서도 성경을 틀 수 있다."고 한다.프로클래이머 하나면, 300명이 함께 성경을 들으면서 "아이티 사람들이 희망과 안식을 찾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한 개 157달러인 이 '성경'을 보급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전개하면서, 지금 당장 3천 개를 더 보내야 한다고 호소 중이다.

2.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라는 종교 단체는 노란 색 옷을 입은 자원 봉사자들(volunteer ministers)을 아이티에 파견했다. 이들은 e-meter라는 물건으로 환자들을 진찰하고, 몸 속 '독소제거술'(purification rundowns라는 것), '접촉 자극술'(touch assists라는 것) 등 그들 고유의 치료법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고통이 심각한 곳일수록 포교활동은 더 활발해지는 듯 하다.

2010년 1월 15일 금요일

예측된 참사, 그래서 더 안타까운 아이티 지진

12일 21시 53분(UTC), 아이티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망자가 무려 10만 명에 달하리라고 예상하는 대참사이다. 진원의 깊이(focal depth)가 고작 10km이므로 충격 흡수가 거의 없이 그 진동이 고스란히 지표(진앙, epicenter)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컸다.

전체적인 과정으로 보면, 이번 지진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천재지변이 아니다. 꾸준한 단층(fault) 운동으로 에너지가 충분하게 축적되어 발생한 결과이다. 아이티는 지진이 빈번한 엔리킬로-플랜틴 가든 단층 지대(Enriquillo-Plantain Garden fault zone (EPGFZ or EPGZ))에 있다. 이미 008년 3월 산토 도밍고에서 열린 18회 카리브 지질학 회의 때,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일어날 "중대한 지진 재해"를 경고했다.(참고 1)

이 때 발표한 논문에서 규모는 7.2이며, 장소는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와 자메이카의 킹스톤(Kingston)이 될 것이라며 큰 재난을 우려했다. 실제 이번에 일어난 지진과 장소, 규모가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리히터(Charles Richter)는 "오직 바보, 허풍쟁이, 거짓말쟁이만이 지진을 예측한다(Only fools, charlatans, and liars predict earthquakes)"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는 리히터가 살던 시대보다 훨씬 나아졌다. 발달한 과학기술, 정교한 장비, 꾸준한 측정 덕분에 지진 예측 능력은 엄청나게 향상됐다.

과학적 예측은 매우 타당한 증거에서 나온다. 과학에서 본다면 이번 지진도 예측된 당연한 지진이다. 그래서 지진 대비가 없는 낡은 건물, 부족한 구호장비 때문에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현재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

 과학자들도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전반에 걸쳐 과학적 내용을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재난 후 반드시 등장하는 지구 종말론이나 종교적 심판 같은 괴담이 돌아다니며 사회적 기회와 비용을 낭비하게 만들 것이다.

괴담이 퍼지기 전에, 아이티 사람 한 명이라도 더 도와줄 방법을 찾는 것이 구원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다.

참고
1. Mann, Paul, Calais, Eric, Demets, Chuck, Prentice, Carol S., and Wiggins-Grandison, Margaret (March 2008). "Entiquillo-Plantain Garden Strike-Slip Fault Zone: A Major Seismic Hazard Affecting Dominican Republic, Haiti and Jamaica". 18th Caribbean Geological Conference.(웹사이트)
2. Could the Haiti Earthquake Have Been Predicted?, Time (January 13, 2009).(웹사이트)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포유류 유전체는 바이러스 유전자 창고

 미국과 일본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비(非) 레트로바이러스(non-retrovirus) 계열에서 유래한 유전물질이 인간을 포함한 일부 포유류의 유전체(genome)에 통합되어 있다는 증거를 밝혀냈다.

이들 연구팀은 포유류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비 레트로 바이러스인 보르나 바이러스(borna virus) 염기서열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 설치류, 코끼리 등 다른 포유동물에게서 내재 바이러스(endogenous virus)에서 유래한 핵 단백질(endogenous Borna-like N, 연구팀이 EBLN이라고 명명)을 찾아냈다.

 
1월 7일 자 네이처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비 레트로 바이러스에서 기원하는 염기서열이 포유류 유전체에 혼합되었다는 증거를 최초로 발견해 냈다는 의의가 있다.(자료)

포유류 유전체에는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염기서열이 약 8% 포함되어 있는데, 이전 연구에서는 레트로바이러스 것만을 발견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보르나 바이러스 같은 비 레트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도 끼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염기서열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보르나 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두 개의 가설 단백질(hypothetical proteins)을 찾아냈다. 그다음, 미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tblastn을 검색해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여러 종의 영장류 유전체에서  EBLN 요소들을 찾아냈다. 그 외  코끼리와 몇몇 설치류에서도 발견되었다.

후속 실험으로, 연구팀은 이들 EBLN 사이의 계통발생 관계를 추적한 결과, EBLN 요소들이 약 4천만년 전부터 영장류에 있었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에 비해  설치류인 열세줄땅다람쥐(Spermophilus tridecemlineatus)의 유전체에는 EBLN 요소가 비교적 근래에 통합되었다는 것도 밝혔다.  

연구팀은 RNA가 유전물질인 보르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DNA에 복제될 수 있고, 유전체에 통합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것이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포유류 유전체에 통합될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 과제로 남겼지만,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ase)와 관련 있는 레트로트랜스포손(retrotransposon)가 포함되었으리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EBLN이 위유전자(僞遺傳子, pseudogene) 역할을 해서, 숙주인 포유동물의 유전체에서 기능을 발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참고 자료
1. Masayuki Horie, Tomoyuki Honda, Yoshiyuki Suzuki, Yuki Kobayashi, Takuji Daito, Tatsuo Oshida, Kazuyoshi Ikuta, Patric Jern, Takashi Gojobori, John M. Coffin & Keizo Tomonaga. Endogenous non-retroviral RNA virus elements in mammalian genomes. Nature, 2010; 463 (7277): 84 DOI: 10.1038/nature08695
2. Cédric Feschotte. Virology: Bornavirus enters the genome. Nature, 2010; 463 (7277): 39 DOI: 10.1038/463039a
3. http://www.genomeweb.com

2010년 1월 5일 화요일

춤추는 앵무새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행위는 인간에게만 있는 고유한 능력일까? 춤은 인간이 집단을 형성하여 사는 곳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춤은 인간만 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왔다. 청각신호와 그 박자에 맞춰 반응할 수 있는 운동신경(motor)이 두뇌에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이러한 능력이 인간에게서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는 논란이 있다.

그래서 '스노우볼(snowball)'이라는 애완용으로 키우는 앵무새(cockatoo류)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유투브 동영상이 과학자들에게 큰 호기심을 끌었다.  이 동영상을 본 신경생물학자 퍼텔(Aniruddh Patel)이 스노우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통제된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는 여러가지 음악의 각기 다른 박자로 실험해 본 결과, 이 앵무새가 분명히 음악의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는 점을 확인하고 학술지 Current Biology에 보고했다.


퍼텔은 스노우볼에게서 "뇌의 청각 부분과 운동신경 부분에 부가적인 연결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ScienceNOW, 30 April 2009)

이에 자극받은 다른 연구팀이 개, 고양이, 침팬지, 새, 코끼리 등 유투브에 올라 온 춤추는 동물 동영상 1천여개를 분석했고, 그 결과 소리 흉내 능력이 있는 동물인 앵무새(parrot)와 아시아 코끼리(트럭소리를 흉내내는 아시아 코끼리가 관찰된 적이 있다(ScienceNOW, 23 March 2005)) 만이 실제로 박자에 맞춰 춤을 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리를 흉내내는 능력과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능력은 같은 신경 기작(mechannism)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이런 연구결과가 어떻게 인간에게서 음악과 춤이 진화되었는지를 밝혀줄 단서가 되리라고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참고
1. Patel et al., Experimental Evidence for Synchronization to a Musical Beat in a Nonhuman Animal, Current Biology (2009)
2. Cross, Music, Mind and Science, 1999, Ed. Suk Won Yi,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2010년 1월 3일 일요일

당신의 두뇌는 당신에게 거짓말한다.

샘 왕(Sam Wang), 샌드라 아모트(Sandra Aamodt)
2008년 6월 27일
출처 : 뉴욕 타임즈(원문 보기)

잘못된 믿음은 수두룩하다. 미국인 십팔 퍼센트는 태양이 지구주위를 돈다는 생각을 한다고 어느 설문조사는 밝혔다. 이건 좀 더 터무니없는데,  다른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중 10퍼센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선거본부는 거짓정보를 없애려고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리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기발한 방식이 고맙기는 하지만,  이 방식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인도한다.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가 하는 것과 달리 뇌가 정보를 모으고 저장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사실(fact)은 처음에는 해마상융기(hippocampus)라는, 대략 뚱뚱한 사람의 오므린 새끼손가락 같은  크기와 모양을 하고서 뇌 깊숙이 자리 잡은 조직에 저장된다.

그러나 정보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정보를 다시 끄집어낼 때마다, 우리 뇌는 재기록하고, 그리고 이것이 재저장되는 동안, 그 정보 또한 재가공된다. 이때, 사실이라는 것은 점차  대뇌 피질로 옮겨지면서 본래 지식의 맥락에서 멀어진다. 예컨대, 당신은 캘리포니아 주의 수도가 새크라멘토(Sacramento)라고 알지만, 이걸 어디서 배웠는지 아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정보원 기억상실(source amnesia)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인간에게 진술이 참인지 아닌지를 잊어버리게 할 수 있다. 심지어 거짓말이 부정되었더라도, 사람들은 그 이후에 종종 이것이 참이라고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도, 이 잘못된 기억은 악화될 뿐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신뢰 못할 정보원에서 나온 거짓 진술은 단기 해마상융기 저장에서 장기 대뇌피질 저장으로 기억을 재가공하는 한 달 동안 신뢰성을 획득하게 된다. 출처가 망각되므로써, 정보내용과 그 의미는 견고해진다. 이는 2004년 대선 기간 동안, 존 케리 상원의원에 반대하여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 용사들(Swift Boat Veterans for Truth)'이 행한 선거운동이 왜 몇 주가 지난 뒤에야, 투표에서 존 케리의 입지에 영향을 끼쳤는가로 설명 가능하다.

정보원 기억상실 이면의 신경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선거 전략가들은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려고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 그들은 그들의 정보내용이 원초적으로 잊히지 않으며, 그것의 각인은 진실이 탄로난 뒤에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허위사실을 반복하면, 어떤 이는 모두(冒頭) 발언에서 "내가 어디선가 읽었는데"하며 심지어 구체적 출처 문헌까지 밝힌다.

어느 연구에서, 코카콜라가 페인트 희석재로 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웹 사이트에서 가져와서 스탠퍼드 대학생 집단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이 글을 다섯 번 읽은 학생들은 단 두 번만 읽은 학생에 비해 대략 3분의 1 더 많은 학생이 그 글의 출처가 (그들의 다른 선택지인 내셔널 인콰이어러 잡지(The National Enquirer)가 아닌)'소비자 보고서'라며, 정보의 신뢰성을 북돋웠다.  

두뇌가 사실을 이미 마련된 정신적 틀에 쑤셔 맞추려는 방식 탓에 우리가 재소환하는 정보가 뒤죽박죽 되는 타고난 경향은 심해진다.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뉴스를 기억하고, 반대되는 것은 잘라버리는 습성이 있다.

절반은 사형을 옹호하고 다른 절반은 반대하는 4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탠퍼드 대학의 다른 연구에서, 사형이 범죄를 단념케 한다는 데 대해 하나는 긍정적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두 개의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양쪽 학생들은 그들의 처음 입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를 좀 더 신뢰했다.

심리학자들은 전설이란 심금을 울림으로써 전파된다고 한다. 같은 방식으로, 생각도 실제 타당성보다는 감정적 선택에 의해 전파되어서, 콜라에 관한 거짓정보가 굳어지도록 돋운다. 대통령 후보에 관한 것처럼.


언론인들과 선거 운동원들은 진실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거짓정보에 대항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짓 소문을 반복함으로써, 무심코 그것을 견고하게 만들어버린다. 대대적인 "중상모략 중단" 노력을 하면서, 오바마 선거본부는 이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오바마가 무슬림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신앙인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뉴스 소비자들은 그들 관점에서 이미 믿고 있는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기억해 버린다. 사형에 관한 증거를 가지고 학생들의 각인 실험을 반복하면서, 연구자들이 발견한 점은, 실험자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각별히 주의를 줘도, 여전히 그들의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증거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기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의 같은 연구에서, 피실험자에게 증거가 반대 결론으로 치우쳤다면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상상해보라고 묻자, 그들의 믿음과 상반되는 정보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었다. 분명히, 시간을 벌고 반대 해석을 숙고해 보게끔 논란거리 뉴스 소비자를 위해 투자하는 일도 옳다.

1919년, 대법원 판사 올리버 웬델 홈즈(Oliver Wendell Holmes)는 "진실에 대한 최상의 시험 수단은 그 견해가 시장 경쟁에 받아들여져서 살아남는 능력 여부이다."라고 썼다. 홈즈는 만약 관념이 사실이라면 확산되기 마련이라고 잘못 가정했다. 우리의 두뇌는 천성적으로 이런 존경할 만한 고견에 복종하지 않지만, 그러나 기억의 기작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마도 우리는 홈즈의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샘 왕(Sam Wang)은  프린스턴 대학교 분자 생물학 및 신경과학 부교수이고, 샌드라 아모트(Sandra Aamodt)는 전직 네이처 신경과학지 최고 편집자이다. "당신 두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왜 당신은 차 열쇠를 잃어버리면서도 운전 방법이나 일상의 다른 골칫거리들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가"의 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