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진화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진화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진핵세포의 핵은 바이러스?

바다에 널리 퍼져있는 어느 거대 바이러스(giant virus)는 바이러스 전체 중에서는 두 번째, 해양 바이러스 중에는 최고 많은 유전체를 지녔다.

이 바이러스는 카페테리아 로엔버젠시스(Cafeteria roenbergensis)라는 전세계 바다에서 살며 주로 박테리아를 먹고 사는 단세포 생물내에서 흔히 발견된다.

카페테리아 로엔버젠시스(Cafeteria roenbergensis). 색조류계(Kingdom Chromista)에 속한다.(사진출처=Encyclopedia of Life )


이 바이러스는 숙주의 이름을 따라서 카페테리아 로엔버젠시스 바이러스주 BV-PW1인데 약칭으로 CroV 라고 쓴다.

CroV는 단백질 껍질 직경이 300 나노미터로, 직경 500나노미터짜리 미미바이러스(mimivirus) 다음으로 크다. CroV는 1995년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의 커디스 셔틀(Curtis Suttle)과 그의 동료 랜디 가자(Randy Garza)가 처음 발견했다.

CroV의 유전체는 730,000염기 길이이다. 역시 바이러스 중에서 미미바이러스 다음으로 많다. CroV의 유전자는 544개 인데, 대사에 사용되는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서열이 포함되어 있다.

바이러스가 이런 유전자를 가진 경우는 매우 희귀한 일인데, 통상 바이러스는 분자 기계(molecular machinery)를 다른 생물의 세포에서 탈취하기 때문이다. CroV는 다른 바이러스에서 볼 수 없는 많은 양의 유전자를 운반한다는 점에서 미미바이러스와 닮았다.

미미바이러스.(출처:wikipedia, 저자: Xanthine,이용조건: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2.5 Generic license.)



이것들은 정말로 세포와 바이러스라는 생명체의 경계에서 애매한 존재다.

거대 바이러스류는 유전자를 숙주에서 "훔쳐왔다"고 추정했었다. 그러나 CroV의 다수 유전자는 세포 생명체에서 발견되지 않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 고유의 유전자이다.

놀랍게도 CroV 유전체의 12% 정도가 미미바이러스와 유사하다. 이는 모든 거대 바이러스가 단일 공통조장으로 유래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진화의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20억 년 전, 거대 바이러스가 세균에 갇혔고, 두 형체는 협동관계를 형성하여, 마침내이러스는 진핵세포의 핵이 되어 발전했다는 가설이 나온다.

셔틀의 발견은 바이러스의 진화에 관한 토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Journal referenc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DOI: 10.1073/pnas.1007615107

※ 참고




2010년 2월 14일 일요일

새는 현존하는 수각류 공룡


새(조류 bird)도 공룡(dinosaur)에 포함된다는 주장에 대해 이제는 과학자들이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현생 조류(modern bird)가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와 같은 수각류 공룡(Theropoda; 이하 수각아목 또는 수각류로 씀)이라는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출처 : http://www.ucmp.berkeley.edu/


공룡이란 조반목(Ornithischia)과 용반목(Saurischia)으로 구성되는 공룡상목(Dinosauria)에 속하는 생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계통발생학적 분류학에서 공룡을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현생조류(modern bird), 그들의 가장 가까운 공통 조상, 그리고 그 모든 후손"(1)으로 구성된 생물로 정의한다(메갈로사우루스(Megalosaurus; 용반목에 속함)와 이구아노돈(Iguanodon; 조반목에 속함)의 가장 가까운 공통 조상을 공룡상목(2)으로 두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이 정의를 따르면, 새는 공룡상목의 하위 분류계급(category)인 용반목 수각아목에 속하는 공룡이다. 수각류의 공통 특징은 두 발로 걷고, 발가락이 3개이고, 뼈는 속이 비었고, 차골(furcula 또는 wishbone)이 있으며, 알은 둥지에 낳아 품거나 보호했고, 깃털이 달렸다는 점 등이 있다. 뼈나 둥지 같은 형질은 화석으로 잘 보존되었기 때문에 헉슬리(Thomas Henry Huxley;1825-1895) 시절부터 공룡으로부터 새가 진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긴 했었다.


하지만, 조류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깃털은 공룡 화석에서는 잘 남아 있지 않아 연구가 진행되기 어려웠다.  1861년 이후로 발굴된 시조새(Archaeopteryx)화석에 깃털 자국이 남아 있긴 했지만, 1990년대 중국 랴오닝성(압록강으로 북한과 국경을 이루는 곳)의 이시안층(Yixian Formation; 백악기 전기에 형성)외 인근 지층에서 깃털이 잘 보존된 공룡 화석이 다량으로 출토되고, 심지어 벨로키렙토르(Velociraptor)도 새처럼 깃털이 있었다는 연구(3)가 나오면서 수각류 공룡들, 그 중 특히 코엘루로사우루스(Coelurosaurs)류의 공룡은 보편적으로 깃털 또는 깃털 이전 형태의 털(protofeather)이 있었다는 결론(4)이 도출되었다.

논문(3)을 토대로 재현한 벨로키렙토르


시노사우롭테릭스(Sinosauropteryx)(5), 공자새(Confuciusornis)(6),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7) 등을 비롯해서 랴오닝성에서 출토된 여러 가지 화석은 새와 공룡의 구분을 없애 주었다. (앞으로 압록강 위쪽의 이 지역에서 더 많은 화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며, 이 덕분에 당분간 수각류 공룡 연구는 중국이 압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이들 깃털 공룡을 토대로 깃털의 색과 생김새를 과학적으로 추론해 냄으로써 예술가들의 상상에만 맡겨 놓았던 공룡의 몸 색깔과 형체를 실체에 가깝게 재현해 내기 시작했다. 깃털이 보존된 화석에서 멜라닌소체(melanosome)의 구조를 분석하고 현재의 조류와 비교해 낸 것이다. 시노사우롭테릭스는 과학자들이 털 색깔을 재현해 낸 최초의 공룡(8)이다.  뒤이어 붙은 학명마저 헉슬리를 지지하는 '안치오르니스 헉슬리이'(Anchiornis huxleyi)' 화석의 깃털 색깔을 재현해 냈다(9).

화석(위)과 논문(8)을 토대로 재현(아래)해 낸 시노사우롭테릭스(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inosauropteryx)


일상 언어에서 '새'는 현생조류인 '신조류(Neornithes)'만을 말한다. 린네식 분류에서는 여전히 새가 강(class Aves)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신조류가 아강(subclass)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하향 분류법은 현재 화석 증거로 쏟아지는 진화를 제대로 반영하기에는 한계에 달했다.

계통발생학적으로 새(Aves)는 "시조새(Archaeopteryx lithographica)와 현생 조류의 가장 최근 조상과 그 후손"(10)으로 정의한다. 이렇게 정의해도 "공룡상목 용반목 수각아목"에서 한참 아래 자리 잡고 있으므로, 새는 공룡이다.  그래서 현생조류를 제외해야 할 때에 쓰이는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나 '비 조류 수각류 공룡(non-avian theropod dinosaur)'라는 표현을 학술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생물학자 대부분이 현존하는 새를 코엘루로사우루스류의 수각류 공룡으로 취급한다. 2000년대에 와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공룡연구 때문에 조류의 재분류작업은 당분간 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새가 공룡이라는 계통발생학적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완전한 생물종의 분류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멸종된 생물집단들 포함시키는 것이 당연한데, 그 모두는 서로간은 물론 현존하는 생명세계에까지 관련되어(11)"있기 때문이다.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 지금 1만 종에 달하는 공룡을 지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데 멸종이라니.(끝)




수각류에서 현생조류에 이르는 분지도




<벨로키랍토르와 새>
*출처

1. Benton, Michael J. (2004). "Origin and relationships of Dinosauria". in Weishampel, David B.; Dodson, Peter; and Osmólska, Halszka (eds.). The Dinosauria (2nd ed.).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p. 7–19.
2. Olshevsky, G. (2000). "An annotated checklist of dinosaur species by continent." Mesozoic Meanderings, 3: 1–157
3. Turner, A.H.; Makovicky, P.J.; Norell, M.A. (2007). "Feather quill knobs in the dinosaur Velociraptor". Science 317 (5845): 1721.(링크)
4. Prum, R., and Brush, A.H. (2002). "The evolutionary origin and diversification of feathers". The Quarterly Review of Biology 77: 261–295.(링크)
5. Chen, P; Dong, Z and Zhen, S (1998). "An exceptionally well-preserved theropod dinosaur from the Yixian Formation of China". Nature 391 (8): 147-152.(링크)
6. Hou, L.-H.; Zhou, Z.; Martin, L.D. & Feduccia, A. (1995): A beaked bird from the Jurassic of China. Nature 377: 616-618.(링크)
7. Xu, X., Zhou, Z., and Wang, X. (2000). "The smallest known non-avian theropod dinosaur." Nature, 408 (December): 705-708.(링크)
8. Fucheng Zhang, Stuart L. Kearns, Patrick J. Orr, Michael J. Benton, Zhonghe Zhou, Diane Johnson, Xing Xu, and Xiaolin Wang. Fossilized melanosomes and the colour of Cretaceous dinosaurs and birds. Nature, 27 January 2010(링크)
9. Quanguo Li, Ke-Qin Gao, Jakob Vinther, Matthew D. Shawkey, Julia A. Clarke, Liliana D'alba, Qingjin Meng, Derek E. G. Briggs, Long Miao, Richard O. Prum. Plumage Color Patterns of an Extinct Dinosaur. Science, Online February 4, 2010 DOI: 10.1126/science.1186290 (크)
10. Padian, K. (1998) When is a bird is not a bird? Nature, 393: 729-730.(링크)
11. 에른스트 마이어(최재천외 옮김), 『이것이 생물학이다』, 몸과마음, 2002, 230쪽.

2010년 2월 3일 수요일

광합성 하는 민달팽이


(출처 : newscientist.com)

조류(algae)를 먹어서, 광합성을 하는 생물이 있다. Elysia chlorotica는 복족류에 속하는 바다 민달팽이(sea slug)로, 북미 대서양 연안에 서식한다. 짙은 녹색의 몸통은 나뭇잎 모양이다.

특이하게도, 해조류를 뜯어 먹고 사는 이 복족류는 몸 속에 엽록체를 지니고 있어 스스로 광합성을 한다.  그런데 이 엽록체가 바로 먹이로 먹는 조류로부터 왔다.

어린 바다 민달팽이는 몸이 갈색이다. 부모의 엽록체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황녹조류에 속하는 해조류(Vaucheria litorea)를 먹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엽록체는 소화되지 않고 바다 민달팽이의 몸속에 차곡차곡 저장되면서 녹색으로 변한다. 엽록체는 민달팽이 내부에서는 분열하지 않는다. 약 2주 동안 먹이를 섭취하면, 광합성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뒤 몇 달 동안 먹이를 먹지 않아도 민달팽이는 살아갈 수 있다.

엽록체 같은 색소체가 없는 생물이 다른 생물의 색소체를 체내에 들여와서 이용하는 현상을  '색소체탈취'(kleptoplasty  : klepto는 '훔치다'는 의미, plasty는 '색소체'를 의미 )라고 한다.

그런데 엽록체 자체의 DNA에는 광합성 기능에 필요한 단백질을 번역해내는 유전자가 10% 밖에 없다. 나머지는 식물 또는 해조류의 핵 DNA에서 나온다. 민달팽이 속에 들어간 엽록체는 광합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어떻게 얻을까? DNA를 해독해 본 결과, 다른 식물이나 다른 해조류가 아닌, 바로 민달팽이가 먹는 Vaucheria litorea 의 DNA가 민달팽이의 핵 DNA에 통합되어 있었다. 그래서 엽록체는 민달팽이의 몸속에서도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받으며 광합성을 지속할 수 있었다.

계통상 관계가 먼 생물의 DNA가 통합되는 현상을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이라고 한다. 단세포 생물 간에는 흔히 보고된 현상이지만 해조류와 민달팽이의 경우 처럼 다세포 생물 사이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이기 때문이다.

먹이인 해조류와 포식자인 민달팽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엽록체의 내부공생(endosymbiosis)이나 다세포 생물 사이에서 먹이 유전자가 포식자로 전달되는 수평적 유전자 이동현상 등은 비교적 최근에 새롭게 발견한 현상이다. 앞으로 진화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와 함께 후속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 :
1. Rumpho ME, Worful JM, Lee J, et al. (November 2008). "From the Cover: Horizontal gene transfer of the algal nuclear gene psbO to the photosynthetic sea slug Elysia chlorotica". Proc. Natl. Acad. Sci. U.S.A. 105 (46): 17867–71(웹사이트)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포유류 유전체는 바이러스 유전자 창고

 미국과 일본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비(非) 레트로바이러스(non-retrovirus) 계열에서 유래한 유전물질이 인간을 포함한 일부 포유류의 유전체(genome)에 통합되어 있다는 증거를 밝혀냈다.

이들 연구팀은 포유류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비 레트로 바이러스인 보르나 바이러스(borna virus) 염기서열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 설치류, 코끼리 등 다른 포유동물에게서 내재 바이러스(endogenous virus)에서 유래한 핵 단백질(endogenous Borna-like N, 연구팀이 EBLN이라고 명명)을 찾아냈다.

 
1월 7일 자 네이처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비 레트로 바이러스에서 기원하는 염기서열이 포유류 유전체에 혼합되었다는 증거를 최초로 발견해 냈다는 의의가 있다.(자료)

포유류 유전체에는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염기서열이 약 8% 포함되어 있는데, 이전 연구에서는 레트로바이러스 것만을 발견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보르나 바이러스 같은 비 레트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도 끼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염기서열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보르나 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두 개의 가설 단백질(hypothetical proteins)을 찾아냈다. 그다음, 미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tblastn을 검색해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여러 종의 영장류 유전체에서  EBLN 요소들을 찾아냈다. 그 외  코끼리와 몇몇 설치류에서도 발견되었다.

후속 실험으로, 연구팀은 이들 EBLN 사이의 계통발생 관계를 추적한 결과, EBLN 요소들이 약 4천만년 전부터 영장류에 있었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에 비해  설치류인 열세줄땅다람쥐(Spermophilus tridecemlineatus)의 유전체에는 EBLN 요소가 비교적 근래에 통합되었다는 것도 밝혔다.  

연구팀은 RNA가 유전물질인 보르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DNA에 복제될 수 있고, 유전체에 통합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것이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포유류 유전체에 통합될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 과제로 남겼지만,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ase)와 관련 있는 레트로트랜스포손(retrotransposon)가 포함되었으리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EBLN이 위유전자(僞遺傳子, pseudogene) 역할을 해서, 숙주인 포유동물의 유전체에서 기능을 발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참고 자료
1. Masayuki Horie, Tomoyuki Honda, Yoshiyuki Suzuki, Yuki Kobayashi, Takuji Daito, Tatsuo Oshida, Kazuyoshi Ikuta, Patric Jern, Takashi Gojobori, John M. Coffin & Keizo Tomonaga. Endogenous non-retroviral RNA virus elements in mammalian genomes. Nature, 2010; 463 (7277): 84 DOI: 10.1038/nature08695
2. Cédric Feschotte. Virology: Bornavirus enters the genome. Nature, 2010; 463 (7277): 39 DOI: 10.1038/463039a
3. http://www.genomeweb.com